juckmail 2000_03_17

Title : 드래곤볼의 은유

 

 

하늘사다리란 물론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사다리가 아니며,
우리들이 담을 올라갈 때 사 용하는 그런 모양의 사다리도 아니다.
하늘사다리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는데, 하나는 산이 요 또 하나는 나무이니, 모두가 인간의 힘을 빌리지 않고 저절로 생겨난 것들이다.
고대인들 의 사고는 비교적 단순하고 소박하였으므로
신인(神人)이나 선인(仙人)들이 <하늘을 오르내 릴> 수 있는 것은
<구름이나 안개를 타고서>가 아니라, 산이나 나무 같은 것을 타고 한 걸음 한 걸음 착실하게 기어올라갔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위앤커(袁珂), <中國神話傳說1>, 개벽편 中에서...


하나의 나무가 있다. 어떤 종류의 나무라도 상관없다.
그 앞에 원숭이 한 마리. 눈썹 위로 손차양을 하고 까마득한 나무의 끝을 좇아 저 하늘 위를 바라본다. 영차. 어느새 매달린 그 놈, 기세도 좋다.

숨 쉴 틈도 없이 부지런히 오르다 밑을 바라보니 온통 구름 뿐. 괜시리 기분 좋길래 씨익 웃고는 또 밤낮 지칠 줄 모르고 기어오른다, 아니 뛰어오른다. 날이 바뀌고, 달이 바뀌고, 해가 바뀌고... 헌데, 이 놈의 나무, 통 그 끝이 안 보인다. 아무리 오르고 또 올라도, 올려다보면 영락없이 구름 속에 가려진 채, 약올리듯 한량없이 뻗어 있다.

그렇게 또 몇 해가 지난 어느 날. 원숭이, 이 즈음되니 제 아무리 미물이라도 고개를 갸우뚱하게 된다. 당최 내가 왜 오르기 시작했을까. 첨 이 나무에 매달릴 때 분명코 얻고 싶은 무엇이 있었지... 어라. 잊었다. 아님 애초에 없었던가. 이거 어쩔까나 내려가 볼까 밑을 내려다봐 봤자 천 길 구름 속이긴 매한가지. 한눈팔다 휘청 떨어질 뻔하고는, 두 손, 나무가 파이도록 꼬옥 붙잡는다.

원숭이 놈 그 때부터 달달 떠는데, 나무 오르다 갈라지고 찢긴 생채기들도 그제야 아파오기 시작이다. 바람은 거세고, 손발이 꽁꽁 얼어 남의 살만 같은 판국, 이거 내려가자니 아깝고, 오르자니 기약 없는 나날 생각만 해도 고행. 자, 이를 어쩐다. 어, 그런데 이 놈의 원숭이 보라지, 결국 아직도 버릇처럼 무표정한 얼굴로 날마다 달마다 그 나무 오르고 있다는데, 그건 그 끝에 다다르고 싶어서인가. 그럼 하나 묻자. 혹 그 끝에 다다른다 치면, 무언가가 있기나 하다던가.

원숭이 나무 오른 지 스물 일곱 해. 그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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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은 퍼오면 안되는건데.. 적군이 좀 싫어하는거 같기도하고.
근데 혼자보기 너무 아깝기도 하거니와....글들이 가슴에 푹푹박혀서 불가항력적으로a

ps 다른글들은.. http://gigs.co.kr juckmail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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