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나를 위한 변명
 전에 책 10문 10답을 했다. 사실 조금 시건방지게 쓴면이 없잖아 있는데, 그냥 나를 위한 변명

Q. 책을 읽기 시작한 계기는? 질문읽고 조금 피식했는데, 마치 숨을 쉬기 시작한 계기는? 밥을 먹기 시작한 계기는? 잠을 자기 시작한 계기는? 뭔지 묻고 있는것 같다. 그런게 있나. 살아있는 유기체라면 피아에서 오는 호기심에 책을 읽지 않을까. (호기심이라는 말이 적절하지 않지만. 뭐 딱히 생각나는 단어가 없으니 그러거나 말거나..)
 글을 읽고 정말 그렇게 생각하냐. 너는 그렇게 살고 있냐. 묻는 분들이 계셔서..이건 사실 내 경험에 기초한것이고 저렇게 느낀것도 남들보다 꽤나 늦었다고 생각한다. 이미 중고등학교때 고전과 현대문학을 꿰고 있는 분들도 여럿 보았으니깐. 확실히 난 그런면에서는 시기상으로 굉장히 늦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누구든간에 늦게라도 저런 생각은 언젠가 하게 될것이다. 그게 빨리 시작했든 늦게 시작했든. 혹은 이미 그렇게 되어있고 그렇게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기 자신이 자각하지 못하는 것이든간에 말이다.. 사실 좀 건방졌다는 느낌은 나도 지울수가 없지만;

2. 마시멜로이야기
 마시멜로 이야기 후속편이 나온 모양이다.. 어짜피 아니 읽을 책이지만. 읽지않고 서평을 본 결말은 "지금 먹지 않은 마시멜로가 나중에 더 많은 마시멜로가 되어 돌아온다" 대충대충 이런이야기 같은데, 아 그러니깐 이런 이야기 좀 싫다. 어찌하였든 우리는 한정된 시간과 한정된 공간안에 있지 않은가(이 이야기 몇번하는지 모르겠네;). 20대에 악착같이 모아둔게 30대때 2배 10배가 된다고해서 20대에 쓰는 돈이랑 30대에 쓰는 돈이랑 같을까? 그때엔 그때에 맞는 씀씀이가 있는게다.. 라고 생각. 그렇다고 막 지르라는건 아니지만 말이다.(게다가 읽지도 않은책 악평을 하고 있다.. 맙소사.) 어찌 되었든 우리는 내일이 지속될꺼라고 생각하며 살고 있다는 거다. 삶은 반대로 살아야한다고 여전히 생각한다. 우리는 매순간이 일기일회(일생의 단한번의 기회)라고 생각하며 살아야하며, 설령 그렇게 살지 못한다 하더라도 그것에 대한 열망은 여전히 있어야 한다. 그런면에서 나 역시 반성을 하지만..

3. 지나간 끼니는 다가올 끼니에 대해 무력하다. - 김훈. 김훈의 말중에 가장 뇌리에 박히면서도 오랫동안 진동을 남기는 말이었다. 나라면 이렇게 해석할지도 모르겠다.  '지나간 친절은 다가올 관계에 무력하다.'

3.1 미셸 트루니에가 그랬던가. 친구와 가장 빨리 멀어지는 방법은 다음에 만날 기회를 친구에게 줘버리는것이라고.

4. 절대영역
절대영역이란건 역시 오버니삭스~치맛자락끝 사이. 이게 아닐까 싶다. 나도 남자-_-

5. 내가 누구를 좋아할수 없는 인간이라는건.
  당신도 꽤나 잘알께다. 내가 당신을 돌볼수 없다는것도. 당신이 필요할때 내가 내 자의에 의해 있어주지 못할꺼라는것도. 내가 힘들때 나를 당신에게 던질수 없다는것도 말이다. 그러니깐 그런농담 하지 말아. 어색한 오해 쌓는것도 싫고. 그게 당신 진심이라면 그저 말해줬으면 좋겠는데.

6. 남자셋이서 장을 봤다.
  라면 15개. 백세주 하나, 막걸리 한병, 과자 두개, 빵하나, 왁스 하나, 건전지 하나, 인스턴트 국거리 6봉.
하나님이 왜 여자를 남자옆에 붙여주는지.. 이유가 나오는 순간.

7. 동생은 결국 기숙사에 들어갔다. 쭈욱- 동생옷을 내가 잘입고 다녔는데, 이젠.. 뭘입고 다니나 싶다.
내 노트북도 가져갔다... 뭔가 공부할맛이 안난다..

8. 좋아하는 후배가 길거리 노래를 시작했다. 언젠가 TV에서 볼날이 있을지도 모른다.

9. 원숭이처럼 손을 꼭쥐곤 억지 웃음을 만들어 내는것,(인간실격 - 다자이 오사무) 내가 좋아하는 소설중의 하나이며 언젠간 필사를 해보고 싶은 소설이다. 주인공은 어렸을때 사진을 찍을때면 항상 주먹을 꽉쥐곤 거짓 웃음을 짓곤 했는데, 나 역시 그렇다. 나는 사진찍을때면 이상하게 긴장하며 뭔가 어색하게 나오는데, 이건 찍힐때 뿐만이 아닌 내가 누군가를 찍을때도 마찬가지이다.(평소에 없던 수전증이 생긴다거나!) 하지만 오늘은 굉장히 편하게 찍었는데 찍히는 사람이 나에게 전혀 거부반응이 없었던게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싶다. 사진찍을 사람에게 마음을 여는것. 그것은 찍히는사람쪽과 찍는사람쪽. 둘다 필요한 작업이다. 사진에서 촛점을 맞춰야하는게 눈동자라는것도. 새삼스래 깨달았던 하루.

10. 너는 유럽에 한번쯤 가보면 전혀 새로운 인간상이 되어서 올텐데. 기억에 남는 말이다. 다들 현재를 보고 나를 평가했지만, 당신만은 달랐다. 나에겐 있지도 않은(유럽이라니... 아프리카 어린이가 북극곰의 털을 골라주는 확률쯤 될까?) 그 가능성을 봐주고 그것에 대해 기대감을 나타내었다는것. 그게 내 마음을 움직였다. 정말 감사하고 고마워.

11. 근 2년동안 누군가가 날위해 울어준적이 없었다. 누군가가 우는것도 듣지 못했다.
이쯤 되면 정말 인간실격인건가 싶기도 하고.

12. 사람에게 있어서 소속감이라는건 정말 중요하다. 이태원초등학교 56회 졸업생 뭐 사실 이런거라도 말이다.(그것도 영향력이 있을때의 이야기지만) 그나마 군대에 있을때는, 107번훈련병, 이병 배준환, 일~병 배준환, 상병 배준환 병장 배주-ㄴㅎ..... 정도의 관계라도 있었는데, 2년동안 나와서 느낀건. 난 여전히 아무곳에도 소속되지 못한 사람이라는걸 매번 느낀다. 어떤사람은 멋진 영화를 만듦으로써 후세에 자기의 이름을 남기고 싶어한다. 혹은 멋진 글이나 그림.. 연주, 나는 그 정도 까지 바라지도 않는다. 그저 옆에 있는 사람에게 남들과는 다른 좀 더 좋은 사람으로 남았으면 좋겠다. 그게 진하면 진할수록 더 좋을테고..
 
13. 이젠 농담이 아니라 가끔은 혼자있는게 훨씬 편할때가 있다.
 가령 혼자 음악듣고 혼자 서점가서 혼자 책을 고르는 것. 혼자 카메라를 들고 밤거리를 댕기는것.
 그냥 그렇게 습관이 들어서인가.....

14. 감정의 폭풍이 몰아치던 때가 종종있었다. 밤에 혼자 술을 마시다가 문득문득 그런 기분이 들곤 했었는데, 언제부턴가 그런것 조차 사라졌다. 그것은 정말 외롭고 힘들고 자기 자신을 뒤엎는 정신적인 그 무엇이었지만, 나는 그때마다 무엇이든 썼었고, 후에 정말 내가 쓴게 맞을까 싶을정도의 이야기들이 나온것도 있다. 하지만 그런 폭풍우는 더이상 오지 않는다. 외려 내가 삶을 치.열.하지 않게 살고 있다는 증거이며, 여전히 머리로만 살고 있다는 확실한 증거이다. 모든 예술활동의 시발점은.삶을 치열하게 사는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풀어져있으며, 매여있다가 놓여졌고, 게으름을 택했다. 나의 결정이고 나의 생각 이었던 그 순간들.. 언젠간 이런 느낌조차 들지 않을 날이 올지도 모른다. 뭔가 잘못되고 있는데 전혀 인지하지 못하는.. 그 때는 정말 죽은 인간일게다.

15. 사람으로부터의 구원은 없다. 사람은 사랑해야할 대상이지, 의지해야할 대상이 아니다.



ps. spartacus의 love theme 들어보세요-!
ps1. 혹시나 정말 혹시나 몰래 제 블로그를 정기적으로 보고 계신분이 있으시다면, 이번에 비밀댓글 살짝 한번만..
ps2. 공부나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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