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이 모든 괴로움을 또 다시" 를 한창 읽고 있을때 그녀의 삶에 대해서 종종 생각한적이 있었다. 그리고 저 두개의 에세이를 다 읽고 그녀의 번역본을 하나하나 읽어갈 생각을 하고 있었다. 꽤 오래전의 이야기이고 이제는 거죽밖에 남질않아, 그 저 더듬어볼 뿐이지만.

4독 한 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4독째에도 한호흡에 읽지 못했다. 보통 한호흡에 머무르지 못하는것들은 인문서적인 경우가 많았고 그 외 경계에 있는사람들을 보면 까뮈나 카프카의 글들이었었다. 그 자리에 린저의 책이 있다는것이 좀 의외였고, 나는 이게 린저가 글을 잘쓴 덕분이기도 하지만, 어쩌면 더 커다란 부분을 전혜린이 역을 담당했기 때문이라고도 생각한다. 예전에 생각했던 에세이의 전혜린과 소설속 주인공인 니나 부슈만. 나는 소설처럼 살기를 원하지는 않지만, 종종 소설속의 주인공처럼 살아갔던 사람들을 보곤 한다. 그중에 한명이 전혜린인 샘이고.

이 책은 항상 나에게 다른 이야기를 들려주었을 뿐 아니라. 내 가슴속에 무언갈 끄집어 낸다. 게다가 이 책은 (정말이지 책주제에!) 나에게 어느 사이 돌아올 지점을 만들어주는 어떤 하나의 단단한 고리를 만들어 내었다. 꽤나 힘들때 읽었던 책을 곰곰히 생각해보면 이책이 항상 들어있었다.

나는 4독을 하는동안 이 책에 대해서 무언가 쓰려고 했었다. 하지만 여전히 나는 아무말도 할수 없다.

다만 첫번째, 두번째, 세번째 읽었을때도 잡아내지 못했던 부분을 조금 옮겨 본다.

....니나는 갑자기 얘기를 시작했다. 언니,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운명이 없어. 그리고 그것은 그들의 잘못이야. 그들은 운명을 가지려고 하지 않아. 커다란 단 한 번의 충격을 피하고 그 대신 수백 개의 작은 충격을 받아들이고 있어. 그러나 커다란 충격만이 우리를 앞으로 날려 보내는거야. 작은 충격은 우리를 점점 비참 속에 몰아넣고. 그러나 그건 아프지 않거든. 타락은 편한 일이니까. 내 생각으로는 그건 마치 파탄 직전에 있는 상인이 파산을 감추기 위해서 여기저기서 돈을 빌리고 일생 동안 이자를 갚아가는 공포에 싸인 소상인으로 그치는 것과 같다고 생각돼. 나는 언제나 파산을 선언하고는 다시 처음부터 개시하는 편을 택하고 싶어...

- 생의 한가운데_루이제린저_전혜린 역

언젠가 한호흡에 이작품이 읽게 되는날이 오겠지.
언젠가 그날이 오면 왠지 조금 자라있을꺼 같은 기분도 든다.




ps 내가 봤던 역본은 98년 문예출판사에서 나온 노란색표지의 주황색띠지가 있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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