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 내가 <루딘>을 읽은것은 15년전, 대학생 때였다. 15년이나 지나서 배에 붕대를 감은 채 이 책을 다시 읽어 보니까, 이전보다도 주인공인 루딘에 대해서 훨씬 더 호의적인 감정이 들었다. 인간은 자신의 결점을 바로잡을 수가 없다. 즉 인간의 성향은 대략 스물다섯 살까지 정해져 버리고, 그 다음부터는 아무리 노력해 보았자 본질을 바꿀 수가 없는것이다. 문제는 외부 세계가 그 인간의 성향에 대해서 어떤 식으로 반응하느냐 하는 것으로 압축될 뿐이다. 위스키의 취기도 한몫 거들어서, 나는 더욱더 루딘에게 동정표를 던졌다. - p242

이 세상에서 사라진후에 과연 어떤 세계로 가는가 하는 것은 아무런 상관도 없다. 내 인생의 장밋빛 광채가, 35년 동안에 이미 93퍼센트나 다 써서 닳아 없어져 버렸다 해도 전혀 상관없다. 나는 다만 나머지 7퍼센트만이라도 소중하게 가슴에 품은 채로, 이 세계가 어떻게 형성되어 있는지를 무한정 바라보면서 살아가고 싶을 뿐이다. - p337

'1.보다 > 1.1 책. 그리고, 밑줄' 카테고리의 다른 글

팡세  (0) 2010.11.07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 무라카미 하루키  (2) 2010.09.23
9월 책지름  (3) 2010.09.11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