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 and Off

from 2.쓰다/2.1 일상 2008.12.03 11:06
사실 예전부터 나는 홈페이지를 만든적이 있다. 고3때 얼마 안되는 것 중 내가 할줄 아는 몇가지 하나는 웹에디터로 이것저것 건들어보는거였고 해서 홈페이지 몇개를 끄적. 물론 디자인이나 구성같은건 전혀 기대할 바는 아니였지만 나는 무엇보다 오프에서는 전혀 찾을수 없었던 나라는 존재감을 온라인에서 찾으려 했었고, 나의 기대에는 관계없이 나의 바람은 여지없이 부서졌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때에는 정.말. 뭐가 뭔지 모르는 병아리였고 교만했었고 무엇보다 지금처럼 이렇게 써내려갈만한 깜냥도 없었다. 그때에는 무엇보다 나를 지탱해줄만한 무언가가 없었던 까닭이고 어디로 목표점을 향한지도 모르는체 둥둥 떠다니기만 했기 때문이다. 스무살이 되고, 정말 소중한 지인과의 관계속에서 깨닫고 군대를 다녀온후 나는 다시 블로그를 만들고 글을 적었다. 처음에 글을 적을때는 내가 바라는 나를 적었지만, 이제는 내가 나를 적고 있다고 적어도 그렇게 생각해 왔었다.

그런데 실상은 그런게 아니였나 싶다. 얼마전 아는 선배와 한바탕 말싸움을 하면서 "너 나이도 먹고 생각도 좀 성숙한줄 알았는데 지금보니 여전히 애" 라는 소리와 "너는 만나서 보는 이미지랑 네 블로그에 있는 이미지랑 너무 달라-" 라는 여럿 지인의 말에 내가 써왔던 글들과 앞으로의 내가 나를 다잡아야 할 부분에 대해서 너무나도 크게 흔들렸다. 여러가지로 고민이 되었었다. 글을 안쓸수는 없었다. 예전에도 말했다시피 이건 내가 여기 있다는. 내가 나에게 보내는 등대같은 신호니깐. 하지만 사람들은 계속해 말한다. 네가 말하는 너와 보이는 너의 간극은 너무나도 크다고. 그래서 도메인을 버리고 익명으로 이글루나 텍스트큐브로 도망가버릴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하지만 그래선 문제 앞에서 피하는꼴이었고 한번피해버린건 습관적으로 계속해 피하기만 하겠지. 내가 애초에 글을 쓸때 실명으로 쓰자는 내 의지 이를테면 안과밖의 나를 합치하는것이랄까 와도 반하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이도저도 못하고 끙끙거리던 나를. 친구가 다잡아 주었다. 나는 아무것도 가르쳐주지 않았는데 그 녀석은 말했다. "블로그의 너도 오프의 너도 너잖아." 되었다. 한명이라도 알아주면 돼. 라는 생각.


08년엔 07년 아니 그전에도 없던 근사한 일들이 두번이나 있었다. 온라인으로 알고만 있던 지인 두분이 오프에서 날 보고싶다고 언질을 하신것. 처음엔 나가서 뵐까라는 생각도 있었는데, 워낙 소심쟁이에다가 지인들에게 저런말들을 지속적으로 듣다보니 자신감이 눈녹듯 사라져 버렸다. 문자의 가벼움은 어떠한 것들을 객관적으로 보게 하기도 하지만 거의 대부분은 환상속에 살게 만든다. 나는 몇안되는 온라인 지인들을 굳이 만나서 실망시켜드리고 싶지 않았으며, 솔직히 나 역시도 뭔가 실망하고 싶진 않았다. 나 역시도 그분들에 대한 환상을 품고 있으니깐.. 마치 이렇게 쓰고 나니 고백하기 무서워서 벌벌떠는 여드름많은 고등학생 같군(히힛- 나이가 몇인데-)

그래서 결론은...
나도 잘 모르겠다는거다. 하하- 온과 오프가 합치되지 않으면 어떠한가- 남들이 뭐라건 말건... 어쨌든 지나간 내 파편들은 나로 인해 발현된 것들이고, 그 파편들이 좀 부끄럽긴하지만- 어찌되었든 껴안고 가야 되는것이니깐_ 다만 온라인뿐이라도 말 터놓고 형,누나, 동생하는 사람들이 몇명정도 있으면 하는 바람은 있다.. 뭐 언젠간 되겠지

여튼 그 두분껜 죄송한 마음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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